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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사이의 '정서적 거리'는 왜 생길까요?

· 이승혜 센터장

오래된 부부 사이에서 흔히 느끼는 어려움 중 하나는 큰 싸움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어느 순간 마음이 멀어져 있다는 느낌입니다. 정서적 거리는 대개 한 번의 사건이 아니라, 서로의 감정을 나누는 시간이 조금씩 줄어들면서 쌓이는 결과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오늘 하루 어땠어'라는 질문이 형식적인 인사로 바뀌고, 서로의 힘든 순간을 나누기보다 각자 알아서 처리하는 것이 익숙해지면, 함께 있어도 서로의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잘 모르는 상태가 됩니다. 이런 거리는 갈등보다 눈에 띄지 않아서 더 늦게 알아차리게 됩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사소한 일도 서로에게 먼저 이야기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말해봤자 피곤해할 것 같다'는 생각에 혼자 삭이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작은 판단들이 쌓이면 두 사람 모두 상대에게 자신의 하루를 나누는 습관 자체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정서적 거리를 좁히는 것은 특별한 이벤트보다 일상적인 대화의 밀도를 회복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상담에서는 두 사람이 언제부터, 어떤 상황에서 이 거리가 생기기 시작했는지를 함께 짚어보고, 다시 서로에게 다가갈 수 있는 대화 방식을 연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