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처가 갈등에서 배우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 이승혜 센터장
시댁이나 처가와의 갈등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내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서운함입니다. 이때 배우자에게 기대하는 것은 상대 집안과의 완전한 단절이 아니라, 갈등 상황에서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확인입니다.
배우자의 역할은 시댁(또는 처가)과 배우자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는 심판이 아니라, 자신의 원가족과 배우자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에 가깝습니다. 부모님의 말씀을 전달만 하거나, 반대로 배우자의 감정을 무조건 부모님께 전달하는 방식 모두 갈등을 키우기 쉽습니다.
흔히 나타나는 또 다른 어려움은 배우자가 갈등 자체를 피하고 싶어서 대화를 미루는 경우입니다. 문제를 언급하지 않는 것이 갈등을 줄이는 방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대방에게 '이 문제는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남기고, 시간이 지날수록 서운함이 더 쌓이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중요한 것은 배우자가 어느 편에 서는가보다, 두 사람이 이 문제를 '우리 부부의 문제'로 함께 다루고 있다는 감각입니다. 상담에서는 각자가 원가족에게 느끼는 부담과 배우자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구체적으로 이야기 나누며,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대화 방식을 함께 찾아갑니다.